어머니가 3천만 원을 보낸 그날
2024년 9월, 경기도에 사는 박모 씨(68세)는 검찰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님 명의로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즉시 조치하지 않으면 구속됩니다." 30분 통화 끝에 그녀는 3천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평생 모은 돈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이상이 42%를 차지합니다. 피해 금액은 평균 2,800만 원. 2023년 한 해 피해액만 6,827억 원. 하루 평균 18억 원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왜 유독 시니어가 많이 당할까요? 사기범들은 알고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권위에 약하고, 급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설마 내가 당할까" 생각했다가 당했습니다.
하지만 단 5가지만 기억하면 절대 당하지 않습니다.
1. 일단 끊고 직접 확인하세요
검찰, 경찰, 금융감독원. 이런 기관에서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첫 번째 규칙: 무조건 끊으세요.
"지금 끊으면 구속됩니다"라고 협박해도 끊으세요. 진짜 검찰은 전화로 구속하지 않습니다. 진짜 경찰은 전화로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하세요. 검찰청 대표번호(1301), 경찰청(182), 금융감독원(1332). 인터넷 검색하지 마세요. 사기범이 만든 가짜 번호가 나올 수 있습니다. 114에 전화해서 정확한 번호를 물어보세요.
실제 사례: 서울 강남구 김모 씨(65세)는 금감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계좌가 해킹됐다"는 말에 놀랐지만 일단 끊었습니다. 1332로 직접 전화했더니 "그런 전화 한 적 없다"는 답변. 5분의 판단으로 2천만 원을 지켰습니다.
2.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 말하세요
전화를 받자마자 이렇게 말하세요. "이 통화는 녹음되고 있습니다." 그냥 말만 하면 됩니다. 실제로 녹음 안 해도 괜찮습니다.
사기범들은 녹음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증거가 남으니까요. 대부분 이 말만 들어도 전화를 끊습니다.
실제로 녹음하면 더 좋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은 통화 녹음 기능이 있습니다. 설정에서 켜두세요. 만약 사기를 당했어도 녹음 파일이 있으면 경찰 수사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부산 해운대구 이모 씨(62세)는 자녀를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사고 났어. 급하게 돈 필요해." 하지만 이 씨는 "잠깐만, 녹음 켤게"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전화가 끊겼습니다.
3. 개인정보는 절대 말하지 마세요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카드번호, 비밀번호, OTP 번호. 이런 건 절대 전화로 말하면 안 됩니다. 누가 물어봐도 안 됩니다.
"본인 확인을 위해 주민번호 뒷자리를..."이라고 하면 그 순간 사기입니다. 진짜 은행은 전화로 주민번호를 묻지 않습니다. 진짜 카드사도 비밀번호를 묻지 않습니다.
특히 OTP 번호(일회용 비밀번호)를 절대 알려주면 안 됩니다. "보안 강화를 위해 OTP 번호를 말씀해주세요"는 100% 사기입니다. OTP는 당신만 보고 당신만 입력하는 겁니다.
대구 수성구 최모 씨(70세)는 국세청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세금 환급을 위해 계좌번호와 주민번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 씨는 답했습니다. "그런 건 전화로 안 알려줍니다. 우편으로 보내주세요." 전화는 바로 끊겼습니다.
4. 금융거래는 절대 전화로 하지 않습니다
은행, 카드사, 증권사. 어디든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금융기관은 전화로 이런 걸 시키지 않습니다.
돈을 이체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계좌를 바꾸라고 하지 않습니다. 앱을 깔라고 하지 않습니다. 링크를 클릭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보안 강화를 위해 새 앱을 설치해주세요"는 사기입니다. 그 앱은 해킹 프로그램입니다. 깔면 당신 폰의 모든 정보가 넘어갑니다.
"대출 금리를 낮춰드리겠습니다. 일단 기존 대출을 상환하세요"도 사기입니다. 진짜 은행은 당신 돈을 먼저 보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인천 남동구 정모 씨(66세)는 은행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출 금리 인하를 위해 100만 원을 먼저 입금하세요." 정 씨는 의심했습니다. "은행이 왜 돈을 먼저 달라고 해?" 바로 끊고 은행에 확인했더니 사기였습니다.
5. 의심되면 112부터 누르세요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112에 전화하세요. "이런 전화를 받았는데 사기인가요?" 물어보세요. 경찰이 즉시 확인해줍니다.
특히 이런 경우는 무조건 112입니다. "지금 돈을 보내지 않으면 큰일 난다", "가족이 사고 났다", "당신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급하게 만드는 건 다 사기입니다. 진짜 급한 일은 전화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진짜 검찰은 당신을 전화로 조사하지 않습니다. 진짜 경찰은 전화로 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광주 서구 한모 씨(64세)는 자녀를 사칭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 급하게 300만 원 필요해. 1시간 안에 보내줘." 한 씨는 일단 112에 전화했습니다. "아들한테 먼저 전화해보셨어요?" 경찰의 조언대로 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아들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말 들으면 의심 없이 112
다음 멘트를 들으면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바로 끊고 112에 전화하세요.
"금융감독원 보안팀입니다" → 금감원에 보안팀 없습니다
"검찰청 조사관입니다" → 검찰은 전화로 조사 안 합니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습니다" → 은행이 직접 연락합니다
"안전계좌로 이체하세요" → 안전계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출 승인됐으니 수수료 입금하세요" → 은행은 수수료 먼저 안 받습니다
"환급금 받으려면 개인정보 확인" → 환급은 우편으로 옵니다
이 6가지 멘트는 100% 사기입니다. 예외 없습니다.
지금 당장 실천하세요
이 5가지를 지금 메모해두세요. 전화기 옆에 붙여두세요. 자녀에게 알려주세요.
1. 의심스러운 전화는 끊고 직접 확인
2. "이 통화는 녹음됩니다" 말하기
3. 개인정보 절대 알려주지 않기
4. 금융거래는 전화로 안 함
5.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112
기억하세요. 사기범은 당신을 급하게 만듭니다.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할 일은 단 하나. 일단 멈추는 것입니다. 전화를 끊는 것입니다.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준비하세요
이 5가지를 자녀에게도 알려주세요. 그리고 함께 연습해보세요. "엄마, 내가 사기범이라고 생각하고 전화 끊는 연습해봐요." 어색하지만 효과적입니다.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연습이 필요합니다.
비상 연락망도 만드세요. 자녀 전화번호를 외우고, 112를 스마트폰 단축번호로 설정하고, 은행 고객센터 번호를 저장하세요. 급할 때 찾아보면 늦습니다. 지금 바로 해두세요.
그리고 자녀와 "암호"를 정하세요. 전화로 돈을 요구하면 꼭 물어볼 질문 하나. "작년 내 생일에 뭐 선물했지?" "우리 강아지 이름이 뭐였지?" 답을 못 하면 사기입니다.
당신이 평생 모은 돈입니다. 5분 확인으로 지킬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말 검찰이나 경찰일 수도 있지 않나요?
A. 진짜 검찰과 경찰은 전화로 이런 일을 하지 않습니다. 조사가 필요하면 우편으로 출석 요구서를 보내거나 직접 방문합니다. 전화로 "지금 당장 돈을 보내라" "계좌를 옮겨라"고 하는 건 100% 사기입니다. 의심되면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해서 확인하세요.
Q. 자녀 목소리와 똑같은데 어떻게 구별하나요?
A. 요즘 AI 기술로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습니다. 자녀라고 주장하면 이렇게 하세요: 1) 일단 "알았어, 금방 전화할게" 하고 끊기, 2) 자녀에게 직접 전화하기, 3) 평소 알던 번호로 걸기. 또는 "우리만 아는 질문" 하나 정해두세요. 예: "작년 생일에 뭐 선물했지?" 답 못 하면 사기입니다.
참고 자료
- 금융감독원,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2024)
- 경찰청, "보이스피싱 예방 가이드" (2024)
-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 상담: 1332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182
최종 작성: 2024년 11월